앞으로 일본 ‘돈키호테’에서 CU의 라면이 농심의 신라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국내 편의점들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품질력을 인정받으면서 해외 마트 등으로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U는 오는 4월부터 일본 돈키호테에 PB 상품 ‘헤이루(HEYROO) 치즈맛 컵라면’을 직수출한다고 29일 밝혔다. 돈키호테는 일본의 ‘필수 관광 코스’로 꼽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할인 잡화점이다. CU에서 만든 컵라면, 과자, 수제맥주 등이 후보군에 올랐는데, 치즈맛 컵라면이 차별성을 인정받아 최종 수출 품목으로 결정됐다. 돈키호테는 “한국의 매운 라면은 이미 너무 많다”며 순한맛을 가진 라면을 찾았다고 한다.
이달에는 홍콩 파크앤샵에 CU의 수제맥주와 하이볼 10종을 수출하기 시작한다. 파크앤샵은 홍콩 최대 슈퍼마켓으로 300여 개에 달하는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CU는 20여개 국가로 라면, 과자, 음료 등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전문 무역 상사 지위를 얻은 만큼 해외 직수출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900만달러를 달성했다. 올해는 1000만달러를 목표로 한다.
GS25는 홍콩 파크앤샵, 중국KKV, 태국 탑스 등 33개국의 20여개 업체에 총 700개가 넘는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유어스 왕교자갈비만두’ ‘유어스 왕교자김치만두’ 등 냉동만두가 홍콩에서 인기다. 현지 만두와 달리 얇고 쫄깃한 만두피가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홍콩·중국 등에서 ‘공화춘짜장면’ ‘오모리김치찌개라면’ 등 한국의 특색이 담긴 라면류가 잘 나간다. 홍콩 파크앤샵 관계자는 “한국의 편의점에선 늘 재미있고 신기한 상품들이 빠르게 출시되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고 한다.
이마트24는 7개국에 35종을 수출하고 있다. 2020년 미국·홍콩·호주 등에 휴지, 과자 등으로 PB 상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1년 미국 등에서 마스크 제조에 펄프가 사용되면서 화장지 공급이 달리자, 가성비를 앞세운 휴지를 내다 팔아 수출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치즈 소프트콘’ ‘체다치즈볼’ 등 과자도 전체 수출 품목 중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은 현지에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큰 무기”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까지 좋은 PB 상품을 해외 유통업체에 입점시키면 브랜드 자체의 선호도를 높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