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손에 복음 접해… 교회 통해 신앙 다지는 미국

입력 2024-01-30 03:02

미국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이 복음을 접하는 연결고리는 대체로 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앙을 확고하게 받아들이는 계기를 제공하는 주체는 교회였다. 가족이 복음의 씨앗을 심고, 교회 공동체가 물과 거름을 주며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한다는 것이다.

미 여론조사업체인 그레이 매터 리서치와 인피니티 콘셉츠가 최근 미 개신교인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 10명 중 4명 정도(43%)가 자신이 신앙인이 된 주요 계기를 가족으로 꼽았다. 눈길을 끄는 건 이들 가운데 3명 가까이(28%)가 부모를 꼽았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전수하는 신앙교육과 함께 자라온 환경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부모에 이어 조부모 친척 형제자매 등 기타 가족 구성원(11%), 배우자(4%) 등의 순으로 신앙을 접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교회(16%), 성경묵상(10%), 개인적 어려움·고난(9%) 등이 신앙을 갖는 주요 계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싹을 틔운 신앙을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건 교회 역할이 컸다. ‘신앙인으로 서게 된 중요한 계기’에 대해 응답자들은 출석교회(60%·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부모(51%) 성경 묵상(46%) 목회자(39%) 기타 가족 구성원(32%) 개인적 어려움(23%) 친구(22%) 등 순이었다.

이밖에 미 기독교인의 72%는 성인(만 18세)이 되기 전 신앙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심을 체험한 평균연령은 만 15세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중학교 2∼3학년 나이다. 이어 5~9세(26%) 10~12세(24%) 등의 순이었다.

변창욱 장신대 선교신학 교수는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주목할 점은 대다수 개신교인이 어린 나이에 회심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사가) 가정과 교회의 중요성을 다시금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모와 교회 지도자 등 영적 지도자의 영향력이 크기에 가정과 교회에서 영적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본이 되는 모습을 보이자”며 다음세대 선교를 강조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