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대사가 29일 서울 용산구 주한 독일문화원에서 열린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 기념식’에서 “평범하지 않은 올해, 쇼아(대재앙)의 교훈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유엔이 정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1월 27일)을 맞아 열렸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과 독일대사관, 독일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열린 올해 기념식에는 지난해와 달리 아랍국과 무슬림 대사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친이스라엘 국가의 대사 23명 등 70여명이 기념식을 찾았다.
토르 대사는 “우리 고향에서 전쟁으로 동료들과 그들의 자녀가 부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견딜 수 없는 환경의 지하에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우리는 가자지구의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느 해와 달리 아랍과 무슬림 대사들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내년 이맘때의 우리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는 “독일은 증오와 반유대주의, 홀로코스트 왜곡과 부정에 맞서 싸우는 것이 우리의 지속적인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홀로코스트가 시작된 나라의 대사로서 희생자를 함께 애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은 희생자 추모와 기념 연주 등이 이어지며 1시간가량 진행됐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이스라엘·독일·한국 학생대표 등이 희생당한 유대인 600만명을 기리는 의미에서 6개의 촛불을 밝혔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