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굵기와 질병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신경과 전문의인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 연구팀은 13개월간 코골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남성 155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결과, 목둘레가 38㎝(15인치)인 경우 중등도, 40㎝(16인치) 이상이면 중증의 수면무호흡증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경우 목둘레가 43㎝(17인치), 여성은 40㎝ 이상일 때 수면무호흡증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질환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목둘레 40㎝ 이상 코골이 남성이라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고 진단될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국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한국 성인 남성의 평균 목둘레는 38㎝, 여성은 33㎝(13인치)다.
한 전문의는 “목이 굵으면 피하 지방과 인후두부 사이에 낀 체지방이 기도를 막아 숨길이 좁아지고 혀도 비대해져서 수면 중 호흡을 방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숨이 일시적으로 끊기는 증상으로, 시간당 무호흡횟수 등에 따라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나뉜다.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치매나 파킨슨병 뇌졸중 등은 물론 당뇨병 고혈압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 전문의는 “셔츠 구매 시 목둘레가 16인치 이상인 걸 알게 되고 잠잘 때 코를 곤다면 중증 수면무호흡증 가능성이 크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양압기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과거 서울대 간호대 연구팀은 40세 이상 3500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연구를 통해 목이 굵은 사람은 가는 사람보다 당뇨병 위험이 남성은 1.75배, 여성은 2.1배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목 굵기는 비만으로 인한 경우가 많은 만큼, 당뇨병과 수면무호흡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