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목사’ 몰카 일파만파… 소속 교단·자질 논란까지 번져

입력 2024-01-29 03:01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입장문. 최재영 목사의 행태를 규탄하고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사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가방을 받은 김 여사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습니다. 동시에 이 사건에 대한 폭로 방식을 두고 교계 안팎이 시끄럽습니다.

사안의 중심에 선 인물이 다름아닌 ‘목사’였기 때문입니다. 재미교포 출신 최재영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해외총회 남가주노회’ 소속으로 알려져 있는데, 명칭이 비슷한 교단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예장합동 총회가 대표적입니다. 예장합동에 따르면 미주 지역에 ‘동부·서부노회’만 두고 있습니다.

군소교단인 예장합동 해외총회의 박창식 총회장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목사는 우리 교단 소속이 아니다. 우리 교단과 이름이 같은 또 다른 총회가 있는데 그곳 소속인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칼럼에서 밝힌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최 목사는 안양대 신학과 및 안양대 신대원을 졸업했습니다. 도미 후에는 미주총신대 목회학석사, 미주장신대 구약학석사를 취득했고,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선교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교계에선 입장문과 성명까지 등장했습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 26일 “성직인 목사가 불법을 행해 문제를 일으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비판을 면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전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성명서를 내고 “불법 촬영을 용인한다면 사회질서와 법체계는 다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논란은 최 목사의 ‘목회자 자질 문제’로까지 번졌습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스파이처럼 손목 몰카 시계까지 차고 촬영하면서 어떻게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는 예수님을 따르는 목사라 할 수 있겠냐”고 주장했습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최 목사는 1998년 미국에서 사회단체인 ‘NK VISION 2020’을 설립해 대북지원활동 등을 펼치는 통일·대북활동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화통일문화정보 전문방송’을 표방한 통일TV의 부사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 방송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유로 현재 송출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사자의 해명을 청취하고자 기자는 최 목사에게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이에 최 목사는 “대면 인터뷰만 한다”며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장소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서울의소리 사무실이어야 하고, 녹음과 녹화를 해야 하며, ‘자신이 왜 공익 제보를 했는가에 대한 취재가 아니고 흠집 내기, 이단·종북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인지 (사전에) 밝혀 달라’고 했습니다. 언론의 편집·질문권을 제약한다는 판단에 그와의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기자는 ‘최 목사의 프로필이 맞는지’ ‘현재 소속 교단과 목회지가 어디인지’ 등을 문자로 질문한 뒤 “답변 내용을 그대로 기사에 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해명 요청 문자는 열람됐지만 최 목사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