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영향력이 확대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조국 사태’ 여파로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커진 데다 문·이과 수험생이 경쟁하는 통합형 수능 도입, 식지 않는 의대 열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3 학생 수 대비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학생은 72.8%로 집계됐다. 최근 5년 새 최고치로 2020학년도 69.3%, 2021학년도 67.4%, 2022학년도 71.4%, 2023학년도 71.5%로 상승 추세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평가를 응시하고도 실제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인원도 2024학년도 1만8701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적었다.
대학에 가려는 모든 학생이 수능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 수시에 수능 전에 합격했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전형에 집중할 경우 굳이 응시하지 않아도 된다. 고3의 수능 응시 비율 증가는 수능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 소재 대학의 정시 확대를 이유로 꼽고 있다. 2022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16개 대학은 정시로 신입생을 40% 이상 선발하고 있다. 게다가 수시에서 자기소개서 폐지와 학생부 내용 축소로 내신 비중이 증가했고, 이에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수능에 더 집중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반수생(대학 재학 중 대입 재도전)은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n수생 중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하지 않았다가 수능에 응시한 인원을 반수생으로 추정하면, 지난해 반수생 규모는 8만1898명이었다. 2020∼2023학년도 기간에는 6만8188∼7만4372명 수준이었다.
의대 정원 확대와 무전공(자율전공) 입학 활성화 등으로 수능 영향력은 앞으로도 강화될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3은 내신보다 수능에 집중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지역의 많은 일반고는 수시 위주로 교육과정을 꾸려왔는데 수능 준비를 더 해주는 방향으로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