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 주행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무 안쪽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를 말한다. 자동차 타이어 재료비 중 천연고무(27%), 합성고무(26%)에 이어 세 번째(24%)를 차지하는 핵심 재료다. 이 타이어코드 세계 1~2위는 모두 한국 기업이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말 기준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5% 점유율로, 두 업체의 점유율을 합하면 63%에 달한다. 효성첨단소재는 나일론 타이어코드,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 3대 타이어코드를 모두 생산하는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ET 타이어코드를 생산한다. 두 회사 모두 전통의 섬유산업 강자로서의 입지가 탄탄한 셈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타이어코드 시장 규모는 큰 편이다.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8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 오는 2035년엔 250억 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은 나일론, PET 등 화학섬유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타이어코드 시장에 진출했다. 두 업체 모두 1970년대 초반부터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고 있다. 진입장벽도 높다. 미쉐린, 브릿지스톤, 한국타이어 등 타이어 업체가 새 타이어코드 인증을 내주는 데 통상 2~3년 걸린다.
두 회사는 전기차와 친환경 시대를 맞아 진화하고 있다. 400㎏ 넘는 배터리가 달려 있는 전기차를 버티기 위해, 강도가 세면서도 가벼운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효성첨단소재는 고철을 활용한 타이어코드를 개발해 2019년부터 일부 제품에 적용했다. 또 목재에서 추출한 셀룰로스를 원료로 한 타이어코드나 유해 물질 발생이 적은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는 등 대기·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바이오 PET를 이용한 타이어코드를 개발 중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적용하는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차·고급차 수요가 증가하고 전기차 선호가 늘면서 크고 성능 좋은 타이어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SUV에는 일반 승용차보다 큰 타이어가 장착되고, 평균 1.5배 많은 양의 PET 타이어코드가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타이어에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타이어코드가 10~20% 더 들어간다”며 “새로운 차량 트렌드로 인해 타이어코드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