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 살고 있는 안금옥(80) 어르신은 올겨울 연탄 보릿고개를 앞두고 걱정근심이 태산이다. 갑작스러운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하루에 연탄 10장은 필요한데, 창고에 남은 연탄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1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부터 양쪽 다리를 모두 다쳐 인공관절을 넣었다. 지금은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기초연금을 받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생활을 꾸려나가기가 힘들어 공공 근로로 초등학교 등하교 안전지킴이도 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다리가 좋지 않다보니 1~2시간 서 있는 게 힘들어 그만둬야 했다.
생활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한 달에 50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연탄 구입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그런 안씨에게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자식과 같은 존재다. 그는 28일 “연탄은행을 알게 된 지도 어느덧 20년이 됐다. 매년 연탄뿐만 아니라 명절에도 외롭지 않게 챙겨준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연탄교회에서 예배도 같이 드리다 보면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진다”면서 “지난 11월에도 우박으로 지붕에 구멍이 생겼는데 연탄은행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항상 신경써주는 목사님과 직원들,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연탄을 때는 어르신들은 평균 5월까지 연탄을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고비인 ‘연탄 보릿고개’가 남아 있다. 끝까지 한국교회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허기복 목사는 “이번 동절기에 300만장 후원을 채우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목표를 이루게 됐다”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참여해주신 덕분이다. 사회에 희망과 대안이 되고 복음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밥상공동체가 되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