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마크 맨슨(40)이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한국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다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맨슨은 지난 22일 올린 영상에서 한국인의 불안, 우울증, 자살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언급하며 “무엇이 최악의 정신건강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걸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먼저 그는 1990년대 후반 유행하기 시작한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 선수들에서 문제 원인의 실마리를 발견한다. K팝, 스포츠, 대기업의 기숙사 문화 등 한국의 각종 산업에 스타크래프트에서 비롯된 ‘양성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혔고, 경쟁이 일상화가 됐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한국에 15년간 거주한 미국인 스타크래프트 해설가 니콜라스 플롯은 “서울 교외의 한 아파트에서 15~16명의 게임 플레이어가 이층 침대를 쓰면서 피시방과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능한 많은 성과를 짜내기 위해 사회적 압력, 경쟁을 적용하는 공식은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지만 동시에 그것이 만들어낸 심리적 부진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이서현씨를 만나 의견을 교환한다. 이씨는 “만약 100점을 얻지 못하면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는데 그것은 우울증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맨슨은 ‘인지 왜곡’이란 개념을 소개한다. 그는 “가장 흔한 인지 왜곡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것”이라며 “한국 젊은이는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맨슨은 특히 한국이 유교와 자본주의의 단점을 극대화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국은 슬프게도 유교의 가장 나쁜 부분인 수치심과 판단력을 유지하면서 가장 좋은 부분인 가족 및 사회와 친밀감은 내버려 둔 것 같다”며 “자본주의 최악의 면인 현란한 물질주의와 돈벌이에 대한 노력은 채택하면서 자기표현 능력과 개인주의는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영상 말미에서 맨슨은 “(한국에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회복력이 있다”며 “(한국인은)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