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 교회가 복음화의 메신저 되길

입력 2024-01-30 03:06
카렌족 원주민들이 지난해 12월 미얀마 카렌주 코뿌 지역에서 성도들로부터 지원받은 성탄절 기념 음식을 나누고 있다.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이를 반대하는 다양한 반군부와의 충돌은 거의 3년째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미얀마 내전은 초기 예상과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미얀마군의 전략적 실책과 저항군들의 지배력 확장입니다.

미얀마군과 저항군의 충돌 과정에서 미얀마군은 압도적인 무기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군사 작전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보입니다. 예를 들면 전투에서의 지속적 패배, 높은 사상률과 장병들의 전투 의지 약화, 신병 모집 어려움, 현장 지휘관들의 무능, 탈영하는 병사 증가, 물자 보급의 어려움, 장성급 지휘관들의 전사와 항복 등입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말 미얀마 북부에서 소수민족 반군인 미얀마민족민주연합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의 ‘1027작전’은 중국과 접한 주요 국경의 통제를 상당 부분 상실했습니다. 이것은 미얀마 군부가 단지 한 지역을 손실한 정도가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 손상, 국제 무역중개 수입원 상실 등의 전략적 실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카렌족이 미얀마군의 폭격 위험을 피해 벙커에 피신한 모습.

미얀마와 국경을 이루는 주변 국가들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미얀마군뿐 아니라 저항군들과 관계를 유지·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 들어서는 군작전 실패에 대한 친군 내부에서의 독재자 퇴진 목소리도 등장했습니다.

미얀마군의 쿠데타 이후 미얀마는 경제 사회 정치 교육 등 전반에 걸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전 과정으로 약 260만명의 실향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3년간 약 16만 달러(약 2억1408만원)의 긴급구호금이 모금돼 실향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식량 및 교육사업 지원을 했습니다.

이런 어려움 중에서도 예배하며 복음을 전하고 사람을 세우는 소수민족 카렌 지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카렌족은 미얀마에 약 400만명, 태국에 50만명 정도가 있는데 이들의 30% 정도가 기독교인입니다. 이런 성장 배경에는 카렌족 교회의 전도 열정과 그들의 문화·상황적 배경이 복음에 대해 열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기 선교사들과 현지 교회의 헌신으로 카렌침례총회는 현재 미얀마와 태국에서 가장 큰 교단이 되었는데 미얀마족과 민족 갈등이 있지만 주민족을 위한 선교적 역량이 많습니다. 저의 선교 비전은 소수민족인 카렌교회가 주민족인 미얀마 민족, 태국 민족을 위한 선교적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들은 미얀마에서 주민족과 갈등이 있고 태국에서 소수의 주변인이지만 언어, 국가 정체성(태국의 경우), 법적 지위 등은 선교사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선교적 자산들입니다.

미얀마 내전의 평화로운 종식과 현재 생존 위협 가운데 놓인 미얀마 국민과 카렌족 실향민들의 식량 교육 등의 필요가 채워지고, 카렌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되어 소망 되신 예수님을 증거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태국=글·사진 오영철 태국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