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독교의 고향’ 가나자와 지진 피해 지원 잇따라

입력 2024-01-29 03:01
지난 1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앙 노토반도의 나나오교회 옆에 마련된 구호 창고 내부 모습. 장기원 목사 제공

“큰 지진피해를 입은 가나자와시는 일본 기독교인들의 오랜 고향과도 같은 곳이에요. 작은 도시 규모에 비해 교회가 많은 편입니다.”

장기원 일본 도쿄 높은뜻오차노미즈교회 목사가 28일 국민일보에 일본 지진으로 가나자와시 교회들의 피해 상황을 전하며 한 말이다. 이시카와현 현청 소재지인 가나자와시는 지난 1일 발생한 지진의 진앙인 노토반도 북쪽에서 100㎞ 떨어진 도시로 일본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겐로쿠엔이 이곳에 있다.

무엇보다 가나자와시는 오랜 기독교 역사를 지닌 도시다.

현재도 일본 OM선교회 대표부가 가나자와시에 있으며 핍박을 피해 숨어서 복음을 이어온 가톨릭 신자를 의미하는 ‘가쿠레 기리시탄(은둔 크리스천)’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노토반도와 가나자와시 전역에 자생적 교회들의 연대인 성서연맹 소속 교회가 13개나 있다. 일본 지방 소도시 중 이렇게 많은 교회가 한데 모여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 가운데 윤봉길 의사 암매장지와 가까운 가나자와 아오조라교회에서는 한국인 김성은 목사가 목회하고 있다.

장 목사는 높은뜻오차노미즈교회·높은뜻푸른교회와 본죽(대표 최복이) 해외선교부가 일본 지진 구호에 써 달라며 교회로 보낸 구호금과 각종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23일 현지를 방문했다. 높은뜻푸른교회와 본죽 해외선교부는 각각 1000만원의 구호금과 2300㎏에 달하는 죽 세트와 방한복을 보냈다.

현지 교회들은 가나자와시 우치나다교회에 구호 본부를 차렸다. 노토반도 나나오교회 옆에 구호물품 창고를 세우고 체계적인 구호를 진행하고 있지만 교회와 주민을 돕기에는 역부족이다.

장 목사는 “작은 도시에 여러 교회가 있지만 모두 규모가 작고 오래된 교회라 지진으로 금이 간 교회를 스스로 보수할 능력도 없는 형편”이라며 “일본 정부는 지진으로 무너진 집부터 복구 지원을 하는데 교회 건물은 금이 갔을 뿐 무너지지 않아 복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겉으로 드러난 피해보다 마음의 아픔이 너무 크다. 단발성 지원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면서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을 호소했다.

백명기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인천 소울러브피플 구호물품 창고에서 기도하는 모습. 한교봉 제공

한편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단장 김태영 목사)도 노토반도 지역민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교봉은 협력단체인 딥앤와이드파운데이션(대표 성보영) 이글스네스트파운데이션(대표 김대영)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대표 김태양) 지파운데이션(대표 박충관) 본죽 등 5곳과 함께 1억원 상당의 음식물과 의류 등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할 방침이다.

장창일 김동규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