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팀 초청, 직접 무대 오르기도… “젊은 패기로 문화사역 온 힘”

입력 2024-01-29 03:05 수정 2024-01-29 21:12
지난해 부임한 김다위 선한목자교회 목사는 ‘예수 동행’과 더불어 ‘예수님 닮기’에 목회 방점을 두고 있다. 김 목사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의 교회에서 ‘24시간 예수님과 행복한 동행’이라고 적힌 문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다위(44) 목사는 지난해 선한목자교회 3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미국에서 이민목회를 하던 중 교회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의 교회에서 김 목사를 만나 부임 후 첫해를 넘긴 소회와 새롭게 접목하고 있는 ‘젊은 목회’ 이야기를 들었다. 김 목사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교회의 청사진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좋은 문화 위에 새로운 시도를

선한목자교회의 올해 표어는 ‘예수님과 동행하며 닮아가는 선교적 공동체’다. 표어에서부터 선한목자교회 3기 사역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전임인 유기성 목사가 강조해 온 ‘예수 동행’이라는 키워드 위에 ‘예수님 닮기’와 ‘선교’라는 키워드를 얹었다. 김 목사는 “아직 부임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가르쳐 지키게 한다’는 저의 목회철학이 20% 정도 담겼다”고 소개했다.

‘가르쳐 지키게 하는’ 그의 목회철학은 올해 교회가 새롭게 발간한 청·장년용 말씀 묵상집에도 반영됐다. 김 목사는 “영적 부흥기에는 말씀 기도 금식 찬양이라는 4가지 요소가 반드시 선행됐다”며 “4가지 요소를 토대로 전 교인이 같은 본문으로 성경통독·큐티·속회모임·가정예배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40대 젊은 목회자의 젊은 패기로 문화사역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고 했다. 지난 성탄절에는 광야아트미니스트리(대표 윤성인)와 함께 만든 크리스천 창작 뮤지컬을 교인들 앞에 선보였다.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작품의 배우로 참여했다. 김 목사는 “작품 안에 복음이 들어가기 때문에 참여하는 배우들도 관람하는 성도들도 큰 은혜를 받더라”며 “그것이 복음의 힘이고 문화의 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에는 극단 광야의 뮤지컬 ‘더 북:성경이 된 사람들’ 팀을 교회에 초청해 단체 관람했다. 공연 막바지에는 김 목사가 직접 무대에 올라 성도들을 놀라게 했다. 김 목사는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당에 못 박는 장면에 무대에 올라 루터 역 배우와 함께 연기했다”며 “문화사역에 대해 열려 있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민 교회 경험, 목회의 자산

선한목자교회에서는 중국어 예배팀을 통해 인근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을 섬기고 있다. 유학생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고 어려움을 겪으면 지원도 펼친다. 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중국인교회는 사역의 허브 역할을 한다.

2011년부터 10년간 미국 캔자스한인중앙감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한 김 목사는 “이주민 선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한국의 상황에서 이민교회 사역 경험은 큰 사역적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도 교회가 유학생들을 위한 사역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하나님께서 그들의 필요를 볼 수 있도록 저를 준비시킨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민 목회 당시부터 아무리 바빠도 교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사역의 우선순위였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지극히 작은 양 한 마리를 돌보는 일에 충성했던 다윗을 이스라엘의 목자로 삼으셨던 것처럼 선한목자교회도 우리에게 맡겨진 어려움을 당한 영혼들을 돌보는 일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방침을 전했다.

교회가 힘써 온 분립개척의 범위를 해외로 확장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 목사는 “북미 지역의 한인교회들이 처한 상황이 열악하다”며 “우리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지역 분립개척을 통해 건강한 교회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영감의 원천, 독서·여행·산책

김 목사의 취미는 여행이다. 미국에 살던 시절에는 가족과 함께 근교로 여행을 다니곤 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었다. 선한목자교회 부임 후에는 여행 대신 등산이나 나들이, 아내와 함께하는 산책 정도로 여행 욕구를 달래고 있다.

김 목사는 “하다못해 백화점을 가도 계절 장식이나 상점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유심히 본다”며 “작은 것에서도 영감을 얻으려고 힘쓰는 편”이라고 했다. 신간 도서를 찾아서 보는 것도 김 목사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그는 “고전 도서를 좋아하지만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새로 나온 책들을 찾아본다”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 인상 깊게 본 책으로는 송길영 고려대 겸임교수의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교보문고), 나태주 시인의 ‘좋은 날 하자’(샘터) 등을 꼽았다.

아내와 함께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즐긴다고 했다. 김 목사는 “건전한 드라마나 영화를 주로 보지만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고 했다. 또 “콘텐츠를 통해 시대상을 파악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반대 성향이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나 글을 읽을 때 오히려 깨달음을 얻을 때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미디어가 넌 크리스천의 입장과 감각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며 “그러나 어디까지나 접촉점일 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늘 깨어있으려고 힘쓴다”고 덧붙였다.

성남=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