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연합훈련 돌입

입력 2024-01-26 04:07
벨기엘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 앞에 걸려 있는 회원국의 국기들. UPI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병력 9만명이 동원되는 연합 군사훈련을 24일(현지시간) 시작했다. 냉전 종식 이후 나토의 최대 규모 군사훈련이다.

딜런 화이트 나토 대변인 직무대행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서 “미 해군 도크형 상륙함 건스턴홀이 출항하며 연합훈련이 공식 개시됐다”며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나토의 군사능력을 실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고한 방어자(Steadfast Defender) 2024’로 명명된 이번 훈련은 오는 5월까지 진행된다. 31개 회원국과 나토 가입을 앞둔 스웨덴의 병력 약 9만명이 참가한다. 함정 50여척, 전투기와 헬기 80여대, 탱크 등 전투차량 1100여대가 동원된다. 이 정도 규모의 나토 연합훈련은 냉전시대인 1988년 12만5000명이 참가한 리포저 훈련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훈련은 나토 집단방위 조약인 제5조가 발동된 상황을 가정한다. 5조는 한 회원국을 향한 공격을 모든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다른 회원국들이 즉각 개입해 공동 방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동됐다.

나토는 훈련 계획을 발표하며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서진을 꾀하는 러시아를 염두에 둔 훈련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침략을 가정한 지역방어 계획의 리허설”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중심으로 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토의 동쪽 국경에 있는 국가들, 특히 발트해 연안 국가와 폴란드가 동맹 내 새로운 중심 국가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