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종목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메달을 안겼다.
한국은 25일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헝가리와 결승전에서 2대 10(0-2 1-5 1-3)으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 색을 떠나 값진 성과다. 모든 연령을 통틀어 한국이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결승에선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따내며 발전 가능성을 밝혔다.
오롯이 우리 힘으로 따낸 메달이기도 하다. 3대3 하키는 청소년올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으로 필드 선수 3명과 골키퍼 1명을 포함해 한 팀당 총 4명이 경기를 뛴다. 한국은 직전 로잔 대회까지만 해도 다른 나라와 연합 팀으로 이 종목에 참여해왔지만 이번에는 IOC가 다국적 팀 제도를 없애면서 우리 선수들로만 명단을 꾸렸다.
당초 열세가 예상됐던 경기였다. 지난 23일 예선에서도 한국에 16대 0 완승을 거뒀던 헝가리는 이번에도 한국의 골문을 여러 차례 열며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헝가리는 선제골을 뽑아낸 뒤 경기 내내 맹공을 퍼부었다. 한국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2피리어드 초반에는 상대 페널티로 수적 우위를 점한 틈을 타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한국이 헝가리를 상대로 넣은 첫 골이었다.
1-3으로 추격의 흐름을 잡는 듯했던 한국은 이어진 헝가리의 맹공 세례에 연달아 실점을 허용했다. 2피리어드는 1-7로 끝났다. 벌어진 점수 차에도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3피리어드에 들어서도 한 번 더 헝가리의 골망을 흔들었고, 관중들의 응원 열기 속에 8점 차 패배로 이번 대회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회를 치르는 동안 대표팀은 매 경기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틀 전 예선에서 만난 헝가리에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완패할 때만 해도 아무도 한국을 결승 진출 후보로 꼽지 않았다. 앞서 꺾은 중국 역시 예선에선 3대 6으로 패했지만 준결승전에선 6대 4로 역전승을 일궈낸 바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