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5·메모리 ‘쌍끌이’… SK하이닉스 5분기 만에 적자탈출

입력 2024-01-26 04:06
사진=뉴시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SK하이닉스가 혹한기의 터널을 벗어났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의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5분기 만에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영업손실 1조9122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1조3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고, 순손실은 1조3795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7조730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3분기(1조6556억원)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1조9122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4개 분기 동안 누적 적자가 10조원에 달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AI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지난해 산업 전반에 AI 기술이 적용된 영향으로 HBM 등 특수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DDR5와 HBM3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학습에 필요한 칩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김우현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중화권 고객형 모바일 메모리의 수요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HBM3E를 양산하고 HBM4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성능·고용량 제품인 DDR5와 LPDDR5T 등 제품을 시장에 적기에 공급하기로 했다. 여전히 침체기에 있는 낸드의 경우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호실적에 따른 격려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1인당 자사주 15주(전체 672억원 규모)와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격려금은 오는 29일, 자사주는 추후 필요한 절차를 거쳐 각각 지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큰 폭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구성원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