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축함 총통선거 후 대만해협 첫 통과… 中 강력 반발

입력 2024-01-26 04:08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존 핀’호가 24일(현지시간) 동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존 핀호는 이날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까지 13시간 동안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연합뉴스

미 해군 구축함이 대만 총통선거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 수호를 강조했지만, 중국은 ‘도발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7함대는 최신 이지스 구축함 ‘존 핀’호가 전날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까지 13시간 동안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7함대는 이번 항행에 대해 “모든 국가를 위해 ‘항행의 자유’ 원칙을 수호한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국제사회 어떤 구성원이든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도록 협박받거나 강요당해서는 안된다”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디에서든 비행하고 항행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대만해협이 국제해역이며 항행의 자유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함정이 이곳을 지나게 했다. 이번 항행 이전에 미 해군이 마지막으로 발표한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지난해 11월 초였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전날 밤 성명을 통해 “미 구축함 존 핀호가 대만해협을 항해하며 공개적으로 선전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동부전구는 미 구축함의 모든 과정을 감시하고 경계하며 법률과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군이 종종 도발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악의적으로 해친다”며 “동부전구는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 안전과 지역의 평화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미 의회 ‘대만 코커스’의 공동 의장인 민주당 아미 베라 의원과 공화당 마리오 디애즈발라트 의원 등이 타이베이를 찾아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주적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고 지키려는 데 연대감을 표하며 미국과 대만 간 굳건한 경제·국방 관계를 더 강화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