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십자가는 장식이 아니라 복음이다

입력 2024-01-27 03:12

인류 역사 속에 가장 중요한 최고의 순간을 뽑으라면 성도들은 최소한 하나님의 천지창조, 그리스도의 성육신 탄생, 그리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등을 거론할 것입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다 쏟으시며 그 영이 떠나가실 때 하신 ‘다 이루었다’의 말씀은 우리의 폐부를 찌르는 완전한 사랑의 선언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단번에 또한 영원히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롬 6:10, 히 7:27)

그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이루어 낸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죽기까지 순종하며 완전하게 다 이루어 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과 사랑이 흐르고 있는 것이 바로 골고다 언덕 위에 세워졌던 십자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형벌의 상징이자 수치와 모욕의 상징(신 21:23)이었던 십자가가 기독교의 중심과 복음의 본질이 됐습니다.

사실 기독교 초창기의 문헌이나 자료들을 보면 십자가가 교회를 상징하는 최초의 표식은 아니었습니다. 초대교회 시절 주로 사용되었던 표식은 공작(불멸) 비둘기(성령) 월계관(승리) 그리고 물고기 그림 등이었습니다.

물고기 형상이 사용된 이유는 물고기라는 헬라어 ‘이크튀스(ΙΧΘΥΣ)’가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헬라어 단어들의 첫 글자를 합성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오늘날 기독교의 신앙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런 초기 표식들이 아니라 십자가라는 사실입니다.

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하나의 상징으로 압축하여 보여주는 데에 예수님의 탄생이나 공생애 사역을 택하지 않았고 심지어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성령의 은사를 택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예수님의 죽음이 선포된 십자가를 선택했습니다.

십자가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이며 하나님의 예정하신 뜻이 이루어진 ‘카이로스(결정적인 시간)’입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에도 동일하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선포하는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의 본질 그 자체이며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계시하는 ‘카이로스’의 정점입니다.(고전 1:18~24, 2:1~10)

그러므로 십자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든 성도의 신앙고백이 돼야 합니다. 십자가가 빠진 복음은 복음이 아닙니다. 십자가 복음은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이 복음의 능력이 지금 여러분의 삶 속에서 증거되고 있는지요. 내가 맛보아 안 복음, 삶으로 체험한 복음으로 고백 되고 있는지요. 사도 바울은 오늘도 확신에 차 대답합니다. “나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은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이제는 나타내신 바 되었다.”(롬 16:25~26)

사도 바울의 고백 ‘나의 복음’은 바울 자신이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실제적 복음이며 동시에 그 경험한 십자가의 은혜와 능력을 땅끝까지 전파한 선교적 복음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 말과 지혜의 아름다움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선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황재명 생명의길교회 목사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소속인 서울 생명의길교회는 주님이 세우시는 주님의 교회입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생명의 길을 따라가며 복음의 기쁨과 즐거움을 삶으로 증거하고 예배공동체 성령공동체 전도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