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은 정규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최장 저녁 8시까지 학교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정규 수업 직후 2시간 동안은 무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대학의 전공 장벽을 낮추기 위해 무전공(자율전공)으로 신입생 25%를 선발하도록 유도한다.
교육부는 2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부가 가장 공들인 정책은 ‘늘봄학교’다. 기존 초등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을 통합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미취학 아동 대상인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과 함께 저출산 해법으로 추진 중이다.
늘봄학교는 지난해 459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됐다. 정부는 올해 1학기에 초등학교 2000곳, 2학기에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 올해는 1학년, 내년에는 1·2학년, 2026년엔 전 학년이 대상이 된다.
올해 초등 1학년은 정규 수업 이후 2시간 동안 무료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원하면 오후 8시까지 돌봄 서비스와 유료 방과후 프로그램에도 참여 가능하다. 지금까지 늘봄학교에 참여하려면 맞벌이 가정 등 조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원하는 모든 학생이 늘봄학교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늘봄학교가 교원에게 업무 부담이 되지 않도록 늘봄학교 운영 업무를 전담할 ‘늘봄지원실’을 2학기까지 모든 초등학교에 신설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한다.
초등학생 하교시간은 학부모 일과와 밀접하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는 초등학교가 유치원·어린이집보다 일찍 끝나면서 돌봄 공백이 발생해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자녀를 여러 학원을 옮겨 다니게 하는 ‘학원 뺑뺑이’를 시키는 이유였다. 교육부는 34만명인 1학년 학부모의 80%인 약 27만명이 늘봄학교 참여 의사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2026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유보통합은 올해 3월부터 모델학교 30곳과 시범지역 3곳을 운영한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와 유보통합은 사교육비 줄이고 저출산 대응을 위해 두 정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교육부는 무전공 입학 확대 입장도 재확인했다. 다만 대학의 준비도를 고려해 올해 재정 지원과 연계해 사실상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적어도 신입생 25%는 자율전공으로 선발하는 목표는 흔들림 없다. 추진 방식에 있어 유연하게 대학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이경원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