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대승… 조1위로 자존심 살린다”

입력 2024-01-25 04:04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노출한 대표팀은 말레이시아전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연합뉴스

클린스만호에게 조별리그 최종전인 말레이시아전은 많은 게 걸려있다. 조별리그 순위에 따라 16강전 이후 토너먼트 상대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조1위’는 자존심 문제다. 사상 최강 전력으로 64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요르단에 밀리며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처지에 몰렸다. 최종전에서 ‘플랜B’를 꺼내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위르겐 클린스만(사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24일 카타르 도하의 대회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일본이나 사우디를 피하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피하고 싶은 팀은 하나도 없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를 자격이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말레이시아전은) 시작부터 다부진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클린스만호는 부상자 속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좌우 측면수비를 맡을 자원이 줄었다. 이기제(수원 삼성)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할 예정이다. 종아리를 다쳤던 김태환과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는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골키퍼 김승규(알샤밥)는 무릎을 다쳐 조기 귀국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기존의 포백 대신 스리백 카드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뮌헨)와 김영권, 정승현(이상 울산 HD) 등 중앙 수비수들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현우(울산)는 남은 경기에서 주전 수문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골잡이 조규성(미트윌란)이 주춤한 가운데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에 앞세우는 ‘손톱(손흥민+원톱)’ 전술이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하고 손흥민은 득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측면 공격에 강점을 지닌 황희찬(울버햄튼)까지 부상을 털고 돌아와 수비를 흔들어준다면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체력 안배도 관건이 됐다. 한국은 토너먼트에 대비해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주전들의 체력을 아낄 계획이었다. 그러나 16강행 조기 확정에 실패하면서 로테이션 전략을 맘놓고 활용할 수 없게 됐다. 경고 리스크 또한 걸림돌이다. 현재까지 7명의 선수가 받은 경고는 8강전까지 누적되는데, 고민 없이 휴식을 부여하기가 어렵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