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 내는 제3지대 빅텐트 만들기… ‘기호 3번’ 난망

입력 2024-01-24 04:02
미래대연합 김종민 창당준비위원장, 개혁신당 천하람 최고위원, 미래대연합 정태근 창당준비위원장, 새로운미래 최운열 미래비전위원장(왼쪽부터)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비전 협의회 구성 및 비전대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지대 신당이 하나로 합치는 빅텐트 논의가 연대 방식 및 시기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어 ‘기호 3번’을 받으려면 현역 의원을 더 끌어와야 하는데 이렇다 할 동력이 없고, 통합에 실패해 4·10 총선이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인 미래대연합의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각 세력이) 하나의 당으로 합쳐 3파전 구도를 만드는 게 1안이자 플랜A”라며 “이게 안 되면 민주당 출신 신당과 국민의힘 출신 신당이 4파전을 벌이는 상황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체를 합치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둘(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이 합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여야) 양쪽에 각각 신당이 만들어진 뒤 합당하는 데드라인은 2월 하순이나 3월 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와의 통합 논의는 이번 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연대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연대 방식과 시기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개혁신당 창당대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제3지대 통합 논의에 참여하겠다면서도 빅텐트 구상에 대해선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빅텐트 논의는 2월 초순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민주당계와 국민의힘계 신당이 하나로 합치지 못해 선거가 4파전이 되면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해 기존 정당에 표가 더 몰릴 가능성이 있다.

통합 신당이 기호 3번을 확보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현재 제3지대로 나온 현역은 미래대연합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과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 등 모두 4명이다. 의석수에 따라 번호가 매겨지기 때문에 3번을 받으려면 정의당(6석)을 넘어야 한다.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는 S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 것이고 현역 의원들이 많이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며 “기호 3번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미래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원 불체포·면책 특권 포기, 구속 기소 시 세비 지원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치개혁 4대 실천 목표 및 11개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전날 공동 비전협의회를 구성한 개혁신당·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은 오는 28일 기득권 정치 타파를 주제로 1차 공개 토론회를 열어 접점을 모색할 방침이다.

김영선 이동환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