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이어진 재정난·고물가·환율상승에 가까운 해외 선교지 주목… 교회, 단기선교 ‘시동’

입력 2024-01-24 03:01 수정 2024-01-24 18:57
서산이룸교회 청년(오른쪽)이 필리핀 놀스빌 공립초등학교에서 현지인 학생을 대상으로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산이룸교회 제공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넘게 닫히다시피한 해외 선교 빗장이 풀리고 있다.

올해의 경우 재정난과 고물가 환율상승 등 삼중고의 부담이 덜한 근거리 해외 선교지가 주목받고 있다. 주요 교회들은 연초부터 기도와 예배 등으로 준비하며 단기 선교에 나서는 분위기다. 전도·예배 사역과 함께 현지 사역자들과 협력하는 선교를 지향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경원교회(박창열 목사) 청년부는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필리핀 카비테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교회는 2000년부터 해마다 필리핀 단기 선교에 힘써왔다. 교회 청년부는 지난해 9월부터 선교 참석자를 모집했으며 한 달간 선교훈련 과정도 진행했다. 선교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주일예배와 금요기도회뿐 아니라 릴레이 금식기도도 이어갔다. 박창열 청년부 목사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교에서 무엇보다 영혼 구원에 집중하기 위해 축호 전도를 했으며 청년 두세 명이 현지 사역자와 팀을 이뤄 사역했다”고 말했다.

수원 하나교회(고성준 목사) 대학부 공동체 UCM 소속 청년 47명도 22일 열흘 일정으로 일본 단기선교를 떠났다. 교회와 교류해온 현지 교회를 베이스캠프 삼아 지바현 일대에서 전도할 예정이며 27일에는 현지인 초청 전도 집회도 연다. 이요한 전도사는 “일본을 위한 예배와 기도, 전도가 주된 사역”이라며 “3주 전부터 매일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철야기도회를 진행하며 준비했다”고 했다.

현지 사정을 꿰뚫고 있는 선교사와 소통하며 ‘현지 맞춤형’ 선교를 준비하는 교회도 있다.

서울 예수다솜교회(박두진 목사)는 오는 29일부터 4박 5일 대만 이란현으로 단기선교를 떠난다. 이 지역에서 세 번째로 단기선교를 진행하는 교회는 현지 선교사와 소통하며 단기선교를 준비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현지인을 초청해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국인의 밤’ 행사 등 K문화를 활용해 복음을 전한다.

다음 달 중순 태국 선교를 떠나는 경기도 광명 미래로교회(유태경 목사)는 현지 선교사가 운영하는 유치원과 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 선교를 펼친다. 송재선 전도사는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전도 명목으로 현지인에게 접근하는 게 어려워 어린이들에게 교육과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선교지 문화나 상황을 사전에 숙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태국은 불교권 국가이자 마약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어서 선교 대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교지 중심의 사역을 할 때 얻는 열매는 더욱 값지다. 충남 서산이룸교회(백종석 목사)는 22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필리핀 앙헬레스순복음교회에서 단기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선교사 요청으로 시작한 어린이 사역뿐 아니라 의료·미용·문화 사역 등을 병행한다. ‘선교지 중심의 선교’를 지향하는 백종석 목사는 “과거 사역 경험을 통해 ‘선교는 구제가 아닌 말씀’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선교는 언제나 변수가 존재하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선교가 될 때 선교지의 열매를 풍성히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김수연 박윤서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