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 부러질 때까지 후배 때린 대학생들

입력 2024-01-23 04:09
국민일보DB

충남 천안의 한 사립대 3학년 학생들이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겠다며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천안 소재 A대학 스포츠과학부 태권도 전공 3학년 학생 6명을 폭행과 특수폭행, 강요,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21학년에 입학한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 입학한 신입생 11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얼차려를 시키는 등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가한 혐의를 받는다.

가해 학생들은 신입생들이 대회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거나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10시간 동안 벽을 보고 세워두거나 1시간 정도 엎드리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폭력을 참지 못하고 연습장을 뛰쳐나간 학생을 다른 학생들이 데려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목이 부러질 때까지 폭행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히 일부 학생은 얼차려를 받기 위해 서 있는 피해 학생의 바지를 강제로 벗기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 학생 일부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이 폭행당한 흔적을 찍어 놓은 사진과 휴대전화 내역 등을 통해 가혹행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하면서 “후배들의 기강을 잡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사건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대학 관계자는 “단과대 내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가혹행위 사실이 확인되면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안=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