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천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4·10 총선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를 79일 앞둔 22일부터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위한 여론조사에 들어간다. 이번 조사는 현역 평가 기준이 되는 교체지수를 산출하는 데 가장 큰 비중(40%)을 차지한다. 국민의힘 내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일부 의원은 SNS에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올리는가 하면 지역번호로 시작되는 전화는 꼭 받기, 조사 종료 안내가 나올 때까지 끊지 말기 등 여론조사 대응 요령을 알리고 나섰다.
국민의힘 컷오프 여론조사는 외부 기관에 위탁해 해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선호도, 후보 경쟁력 등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 중 하위 10%를 일괄 컷오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위 10∼30%까지는 경선 기회를 주되 20% 감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적용하면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중 7명이 컷오프, 18명이 감정 대상이 각각 된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3차 회의를 열고 후보자 심사에 들어갔다. 민주당 공관위는 다음 달 5일부터 경선 후보자를 결정할 컷오프를 진행한 뒤 15일부터 경선을 시작한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3선 이상’이나 ‘올드보이’, ‘586’ 등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공천 심사에 감점을 줄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그분들 가운데는 당과 나라를 위해 출마를 해야 할 분도 있다”며 “그분들을 차별하는 기준을 세운 바도 없고 앞으로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김민기 의원이 솔선수범한 것처럼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바람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비명계를 향한 막말로 당 지도부로부터 징계와 주의 조치를 받은 친명계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과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후보자 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은 현재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갑 출마 계획을 접겠다고 밝힌 친명계 이수진(비례대표) 의원도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해찬 전 대표와 오찬을 함께하며 민주당의 공정한 공천 관리와 당내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갈등 없이 통합 유지하고 공천 과정에서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엄정하게, 공평하게 공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2일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총선 ‘9호 영입인재’로 발표한다.
신용일 박민지 박장군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