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보다 생태계 우선”… AI 철학 내비친 삼성전자

입력 2024-01-22 04:04
관람객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관련 검색 결과가 뜨는 갤럭시 S24의 ‘서클 투 서치’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는 타임스퀘어와 신세계 센트럴시티, 삼성 강남, 삼성스토어 홍대점 4곳에서 지난 18일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인공지능(AI) 기능 유료화 여부에 대해 아직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AI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유지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만,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AI 철학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AI가 일상에 파고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김영집 삼성전자 MX사업부 언어 AI 팀장(부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핵심 기능인 ‘갤럭시 AI’ 확산 전략을 소개했다. 우선 김 부사장은 갤럭시 AI 기능이 유료화 수순에 들어갈 거라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망에 대해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 발표 이후 외신을 중심으로 갤럭시 AI가 놀라운 기능을 갖췄지만 2025년 말까지만 무료로 지원될 전망이어서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AI 기능을 장기적으로 모든 이용자가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2025년 말까지 무료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갤럭시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2년 정도의 계획을 우선 정했을 뿐 그 이후 유료화하겠다는 식의 계획을 정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AI 기능을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는 데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생태계 확장을 위해선 당분간 무료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일반적으로 AI 기능을 유지하거나 업데이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실시간 통역 기능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새 언어를 추가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갤럭시 AI를 개발하면서 문어체와 구어체뿐 아니라 신조어에 대한 학습에도 투자했다”며 “사용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점에서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개발하는 데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이라는 가치를 우선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AI를 현실 조작이나 왜곡에 활용하는 등의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AI를 활용해 편집한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부착된다. 김 부사장은 “AI 윤리 정책을 엄격하게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