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낙상 예방, 근력·유연성 강화운동 하세요

입력 2024-01-22 21:05

겨울철에는 노인들의 낙상이 많아진다. 쌓인 눈 때문에 평소 오가는 길이 미끄럽다면, 낙상의 위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노인에서 가장 흔한 손상 원인은 추락·낙상(60.9%)인데, 이는 교통사고의 3배나 되는 수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낙상은 65세 이상 연령에서 손상으로 인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점점 고령화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낙상이 노인들의 건강, 삶의 질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문제는 정작 본인, 가족, 사회가 철저히 대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쩌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다. 해마다 겨울이면 일부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소위 ‘노인 낙상 주의보’를 발표하지만 실제로는 구호에만 그치는 느낌이다.

노인 낙상이 많아지는 이유를 살펴보자. 노화가 진행되면 두드러지는 신체 변화 중 하나가 근육량의 감소이고 필연적으로 근력 감소가 따른다. 그것도 주로 다리의 큰 근육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는 노인 낙상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 노인들에게서 나타나는 균형 감각, 시력, 인지 기능 저하와 각종 심뇌혈관계 및 근골격계 질환들이 낙상을 유발한다.

게다가 노인들이 복용하는 각종 약물의 부작용, 특히 부적절한 약물 사용도 낙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운 날씨와 미끄러운 주변 환경 등은 낙상 위험을 배가시킬 수밖에 없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눈길의 엉덩방아가 추억의 한 장면일 수 있지만, 노인들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우리 사회가 겨울철 노인 안전의 위험성을 더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물론 본인과 가족들의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 근력의 유지, 강화를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하지 운동이 중요하고 유연성, 균형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도 필수적이다. 요즘은 비용 들이지 않아도 집에서 유튜브 등을 보면서 노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약물을 많이 복용하는 노인들은 그로 인한 낙상 위험을 꼭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가능하면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은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 강북삼성병원장·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