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명품 가방’ 논란에 한동훈 “아쉬운 부분 있었다”

입력 2024-01-19 04:02
연합뉴스

한동훈(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해당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저출생 관련 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함정 몰카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제가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에 대한 검토 문제를 전향적으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당내 일부 의견에 대해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그럴 때 강해지고 유능해지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하거나 대통령실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했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내부 갈등이 표출됐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비공개 회의가 끝날 무렵 해당 의혹에 대해 “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공작”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해당 의혹과 관련해 방송 인터뷰 등에서 당의 기조와 어긋나는 개인적 발언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는 등 주의를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김 여사가 받았던 명품 가방이 국고에 귀속된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의원총회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은 “수도권 선거를 망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발하면서 “당사자(김 여사)가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 의원의 발언 후 의원총회는 추가 논의 없이 서둘러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말씀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 여사 리스크에 관해 한 위원장과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서로 논의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발언에 김 비대위원이 앞서 ‘김 여사 리스크’를 제기한 것은 한 위원장과의 사전 조율 결과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 위원장은 다섯 번째 정치개혁안으로 출판기념회 등을 통한 정치자금 수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서 “우리 모두 지금까지 출판기념회를 열어 책값보다 훨씬 큰돈을 받는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받는 것이 사실상 허용돼 왔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누군가는 언젠가 단호하게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 이상 형 확정 시 세비 반납, 국민의힘 귀책 재·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50명 감축 등 네 가지 정치개혁 공약을 제시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