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우리에게 세금 더 부과하라”

입력 2024-01-19 04:02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창업자 그룹의 상속인인 마를레네 엥겔호른이 지난 15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개막 행사장 앞에서 ‘부자에게 세금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디즈니 상속자인 애비게일 디즈니 등 250여명의 초고액 자산가(슈퍼리치)들이 자신들처럼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들은 17일(현지시간) 연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지도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더 많은 납세의 자부심’(Proud to Pay More)이라는 제목의 이 서한에는 록펠러 가문의 발레리 록펠러, 할리우드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사이먼 페그, 배우 브라이언 콕스 등 17개국 슈퍼리치가 서명했다.

이들은 스스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라면서 불평등이 변곡점(tipping point)에 이르렀고 경제·사회적, 생태적 안정에 대한 리스크가 날로 심각해져 행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자신들에게 세금을 부과해도 “우리의 생활 수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도, 우리 자녀들을 부족하게 만들지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해를 끼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극단적이고 비생산적인 개인의 부를 우리 공동의 민주주의적 미래를 위한 투자로 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우 콕스는 “억만장자들은 정치 권력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부를 휘두르며 민주주의와 세계 경제를 훼손한다”며 돈과 권력의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매우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한과 함께 공개된 자산가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4%가 세금 인상을 지지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