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억대 갤럭시 폰에 AI 탑재… 모바일AI 글로벌 생태계 구축”

입력 2024-01-19 04:04
1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 인공지능(AI) 체험 공간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를 찾은 시민들이 갤럭시 S24 시리즈의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왼쪽).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체험존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약 1억대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AI를 탑재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인공지능(AI)폰’ 시대 개막을 알린 데 이어 AI폰 시장 자체를 만들고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약 13년 만에 애플에 빼앗기며 위기를 맞이한 삼성전자가 AI폰으로 왕좌를 되찾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산호세)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약 1억대의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제공해 모바일 AI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 AI가 ‘개방성’이라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AI 폰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제품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 처음으로 탑재된 각종 AI 기능을 기존 갤럭시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면 ‘갤럭시 AI 생태계’를 단기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모델까지 기능 업데이트를 완료하면 올해 약 1억대의 기기에 갤럭시 AI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올해 상반기 중에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갤럭시 S23 시리즈 등)을 중심으로 AI 기능 업데이트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모델에서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능의 80~90% 수준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할 무기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폰 전략의 주축으로 삼고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펼쳐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19.4%로 애플(20.1%)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앞지른 것은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상용화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애플에 밀리기 시작했다. 신흥시장에서 중저가폰 판매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온 삼성전자로서는 수요 변화가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는 전작에 비해 두자릿수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량을 3600만대로 추정했다. 이는 2016년 갤럭시 S7 시리즈가 49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이날 언팩 행사에 참여한 2000여명의 관중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에 탑재한 AI 기능을 하나씩 소개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파나마에서 언팩 행사를 찾은 인플루언서 디아나 몬스터는 “사진과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AI 기능이 상당히 유용할 것 같다”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새롭게 탑재된 ‘프로비주얼 엔진’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프로비주얼 엔진은 피사체 피부 톤을 자동으로 조절해주거나 사진 속 노이즈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취재진을 초청해 중국 제조사들보다 기술력이 한 수 위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한 중국 취재진은 “중국인들은 AI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다”면서 “중국 테크 기업들도 AI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터라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너제이=전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