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정기선, 다보스포럼서 ‘탈탄소’ 행보

입력 2024-01-18 04:04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나란히 ‘탈탄소’ 행보를 보였다. 이번 포럼엔 재계 오너가(家) 3·4세들이 찾아 세대교체 바람을 실감케 했다.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세션 중 하나인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에 공식 연사로 참여해 한화그룹의 탈탄소 비전을 직접 밝혔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스운반선은 100% 암모니아만을 연료로 사용할 뿐 아니라 전기로도 운항할 수 있어 진정한 해양 탈탄소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린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국가 원수급 인사, 세계 석학들이 모인다.

김 부회장은 실증 계획도 밝혔다. 선박은 많은 자본을 투자하며 2~3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30년 동안 운영한다. 이 때문에 실증을 통한 안정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도 탈탄소 정책의 맞불을 놓았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조선·해양 네트워크를 과시했다. 포럼에서 머스크, 볼보, DHL 등 CEO가 참여하는 협의체에 잇따라 참석해 탈탄소 추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정 부회장은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을 만나 친환경 선박 협력 관계를 다졌다. 정 부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 2024’에서도 탈탄소를 강조했었다. 정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해상에서 육상까지 전 지구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미래를 위한 탈탄소 글로벌 에너지 가치사슬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엔 재계 3·4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에선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뿐 아니라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셋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도 동행했다. 정 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GS그룹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효성그룹 3세인 조현상 효성 부회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