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호화 이사회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포스코홀딩스의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17일 회장 선임 일정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외부 후보 18명을 추린 롱리스트를 확정했고,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자문단에 후보 검증을 맡겼다. 향후 후추위 일정을 공개하면서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모양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부터 회의론이 일고 있어 후추위가 완주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후추위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제6차 회의를 열었다. 해외 출장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열린 회의여서 주목도가 높았다. 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도 후추위가 해산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회의는 그대로 개최됐다. 후추위는 보도자료에서 해외 이사회 논란과 관련해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후추위는 또 “국가 경제의 미래와 회사의 지속적 발전을 책임질 훌륭한 후보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막중한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하는 것이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임을 인식하고, 회사와 주주를 위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더 신중하고 공정하게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후추위 위원들의 강행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날 후추위는 회장 선임을 위한 추가 일정을 공개했다. 내부 6명, 외부 12명 등 18명의 롱리스트를 확정했고 외부인사 5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자문단에 검증을 의뢰했다. 자문단 의견을 받아 오는 24일 12명의 숏리스트, 이달 말 5명 내외의 심층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다만 자문단 구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후추위가 활동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온다. 후추위는 위원 구성 때부터 논란을 낳았다.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들과 함께 이사회에서 활동해온 사외이사 전원이 후추위 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과 함께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호화 이사회를 열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후추위는 회장 선임과 수사는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최종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향후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한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 한 인사는 “깜깜이 인선 절차에 내부 직원들도 반응이 좋지 않다”며 “후추위가 완주할 수 있을지 없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