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역대 최고치… 전망도 “더 오른다”

입력 2024-01-18 04:08

금값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달러 가치와 반대로 가는 금값 특성상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다. 금 채굴 기업을 추종하는 ETF가 국내 첫 상장을 앞두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시장에서 1㎏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8만7420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8만7730원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 시장 거래량도 늘어났다. 지난해 10~12월 금 거래대금은 매달 1000억원을 넘겼다.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는 거래대금이 648억원에 육박했다.


금값 상승세는 미국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과 주요국 중앙은행 매수세가 겹친 영향이 크다. 안전자산인 금은 달러로 거래돼 달러 가치와 반비례한다. 고금리 정책으로 지난해 약세였던 국제 금값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완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세로 진입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금을 순매수했다.

시장은 금값이 한동안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금 가격이 올해 트라이온스당 2400~255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미 금리 인하가 반영되기 시작할 2~3분기 내 추세적 상승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준에서 2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금 가격은 16일(현지시간) 트라이온스당 2030.20달러에 마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KRX 금 현물 지수를 기초로 하는 ‘ACE KRX금현물 ETF’는 순 자산이 1190억원에 육박한다. 이달 들어 개인이 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초 순 자산 규모가 500억원에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금 현물을 직접 사지 않더라도 ETF로 오르는 금값을 추종해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광 기업을 담은 ETF도 18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미국 시장에 상장된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 금 채굴 기업 ETF’를 운용한다. 국내에서 금 채굴 기업 ETF가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금값 상승기에는 금광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금값 상승률의 2~3배여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