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에 1억5천, 둘에 8400만원’… 강진·제천 주민 “경제적 지원이 최고”

입력 2024-01-18 00:02 수정 2024-01-18 00:47
충북 제천에서 지난해 다섯째를 출산한 박상문 김윤경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산장려금이 출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박씨는 이에 더해 신혼부부나 젊은층이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업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문씨 제공

전남 강진에서 지난해 4월 세쌍둥이를 낳으며 자녀 넷을 키우고 있는 이동훈(42)·김미나(42)씨 동갑내기 부부는 7년간 총 1억5120만원을 받는다. 2019년 얻은 첫째 딸 때는 출산장려금이 없었지만 강진군이 2022년 10월부터 자녀 수에 상관없이 자녀 1명당 5040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지원금은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최다 금액이다.

아내 김씨는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상 결혼을 하면 자녀 1명씩은 낳고 싶어 할 텐데, 경제적 부담으로 망설이는 부부에게 양육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출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자체 육아수당 지원도 중요하지만 현재 양육하면서 겪는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네 자녀에 대한 돌봄 이용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실질적으로 양육의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이씨는 “한 아이당 1년에 960시간만 사용할 수 있는 아동돌봄 서비스는 한 달에 80시간, 하루에 4시간밖에 되지 않아 삼둥이 등 네 자녀를 돌보미분과 둘이서 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일반 한 자녀 가정도 중요하지만 다둥이 가정에 대한 돌봄시간 조정 등 세심한 배려의 양육지원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2014년 세쌍둥이를 품에 안은 박상문(39)씨는 이듬해 충북 제천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2021년 4월 넷째와 지난해 8월 다섯째가 태어났다. 이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총 8400만원을 받았다. 박씨는 “용인에서 세쌍둥이를 낳아 100만원을 받았는데 제천에서 넷째와 다섯째가 태어나 84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지원금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원금 대부분을 자녀들의 식품비와 교육비 등으로 지출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엄청난 지원금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처형과 아내 친구도 지난해 셋째를 출산하게 됐다”며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에 사는 친구들에게 제천으로 이사 오라고 소개한다. 친구들은 수도권보다 훨씬 싼 집값에 한때 고민도 했지만 결국 일자리가 없어 포기했다고 한다. 박씨 역시 제천에 마땅한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 자동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강원도 원주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출산육아를 장려하는 현금성 지원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주 여건”이라며 “신혼부부나 젊은층이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업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39·여)는 셋째를 낳아 출산장려금 대신 주택자금을 받았다. A씨는 “생각도 못한 주택자금 3800만원을 받아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A씨는 주택자금 외에도 충북도에서 주는 1000만원 지원금과 정부의 첫만남이용권 200만원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을 받는다. 그는 다만 출산장려금과 함께 육아·교육 문제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균 홍성헌 서승진 김민 박재구 전희진 김이현 기자

특별취재팀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