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840억원의 재정을 풀어 농·축·수산물 소비자가격이 최대 60% 할인되도록 지원한다. 설 연휴 동안 대부분 병원이 문을 닫는다는 점을 고려해 초진 여부와 관계없이 전 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도 허용한다. 취약계층 365만 가구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유예하는 조치를 1년 더 연장한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설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16대 성수품에 대한 정부 할인지원율을 기존 20%에서 30%로 높이기로 했다. 여기에 민간 업계의 자체 할인까지 더해지면 최대 60%까지 가격이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농협 과일 선물 세트 10만개는 최대 20% 싸게 판매할 계획이다.
배추·무는 가용물량 4만5000t을 최대한 방출하고 수입 신선란 112만개를 공급하는 등 닭고기·계란 수급 관리도 강화한다. 명태·고등어 등 대중성 어종과 천일염 비축 물량을 최대 30%까지 할인 방출하고 정부 수산물 할인지원율도 20%에서 30%로 높인다.
정부는 또 지난해 12월부터 확대 운영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설 연휴 기간(2월 9~12일)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대면 진료를 받은 적이 없는 의료기관에서도 바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휴일·야간에 비대면 진료를 운영하는 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휴에 문을 여는 병원과 약국 등 정보는 응급의료포털, 복지부 홈페이지, 보건복지상담센터 등에서 찾으면 된다.
장애인과 상이·독립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3자녀 이상 가구 등 취약계층에는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시 1년간 유예했던 인상분(1월 9.5%, 5월 5.3%) 적용이 1년간 더 유예된다. 이를 통해 혜택을 보는 취약계층은 365만 가구다. 가구당 최대 월 6604원의 요금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한편 서민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65% 재정을 조기 집행한다고 밝혔다. 전체 연간 계획예산 560조9000억원 가운데 350조4000억원 규모다. 특히 노인 저소득층 등을 겨냥한 약자복지(70억원), 일자리(14조9000억원) 사업의 각각 65%, 67%를 상반기 중 재정 집행해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4조2000억원의 65%도 상반기 조기 집행한다.
최 장관은 “사과·배를 평년 수준으로 공급을 대폭 확대해 20%대인 가격 상승률을 한 자릿수대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또 최근 둔화세를 보이는 건설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SOC 사업의 경우 상반기에 약 15조7000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