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거룩한 것이 익숙한 인생

입력 2024-01-18 03:06

믿음 안에서 힘찬 걸음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신 여러분의 삶에 하나님의 평강과 능력이 함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렸던 10㎞ 단축 마라톤 대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선두를 달리던 에티오피아의 한 선수가 결승선을 150m 남기고 우회전하는 경찰 오토바이를 잘못 따라가면서 그만 경로를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깨닫고 결승선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를 따라오던 2등 선수에게 1등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2등도 놓치고 3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대회 2연승의 영예와 큰 상금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분초 단위로 빠르게 달려야 하는 사회에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우리의 사회를 다양하게 정의했는데 흥미로운 정의는 ‘분초 사회’라고 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빠른 시대를 살다 보니 사람들은 시계보다도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늘 분주합니다. 결국 분초 단위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방향을 잘 잡는 게 속도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경주하듯 빠르게 달려갑니다. 교회도 성도들의 한 해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며 새해를 엽니다. 그런데 기도 응답을 받고 목표가 완성되는 것만 중요할까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목표의 완성과 기도의 응답이 가지고 있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기도 제목의 응답을 통해 마땅히 세상과 구별됨을 드러내려면 반드시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의 확장이라는 거룩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어서 나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거룩함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리이신 예수님을 따라갈 때 거룩한 목적을 위해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입니다. 본문에서는 예수님을 선한 목자로 소개합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라갈 때 중요한 사실은 목자의 음성에 익숙해야만 진리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봤던 재미있는 영상을 소개합니다. 목장에 양 떼가 있었는데 관광객 몇 명이 양 떼를 부릅니다. 그런데 수많은 양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저 풀을 뜯고 있는 게 아닙니까. 모든 관광객이 양 부르기에 실패했는데 바로 그때 드디어 목자가 나타났습니다. 목자가 양을 부르기 시작하자 정신없이 풀을 뜯던 양이 한 마리, 두 마리씩 고개를 들고 목자를 바라보는가 싶더니 어느새 모두 목자에게 몰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익숙한 목자 음성에 반응하는 양들의 모습에서 크게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반응을 끌어내는 익숙한 소리가 있습니다. 새로운 한 해 우리는 세상의 유혹과 타협이라는 소리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구원과 진리로 이끄시는 예수님의 음성에만 기쁨으로 반응해야 할 줄 믿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예배의 자리와 기도의 자리, 충성과 섬김의 자리로 부르실 때 그 음성을 듣고 기쁨으로 반응하며 앞다퉈 주님 앞으로 몰려드는 성도의 모습을 보시며 흡족해하실 하나님의 표정을 말입니다.

새로운 한 해, 주님의 음성만을 가장 익숙한 것으로 여기고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이라는 거룩한 목적을 위해 살아내시면서 승리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영규 목사(용인 남사 빛의숲교회)

◇남사 빛의숲교회는 새벽이슬 같은 청년의 마음으로 힘차게 예배를 세우고 지역을 섬기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는 교회입니다. 이영규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회자로 사랑의 공동체를 일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