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독교인 이민으로 영국 교회 ‘활기’

입력 2024-01-17 03:02
영국 이스트햄의 남인도교회(CSI) 주일예배 전경. CSI 홈페이지 캡처

위기의 영국 교계가 인도 이민자 교회의 성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영국의 런던 리버풀 프레스턴 브리스톨 등 주요 도시에서 인도 기독교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리버풀 세인트토머스인도정교회는 2002년부터 20여년간 60가정에서 머물렀던 성도 수가 최근 급격하게 성장해 현재 110가정이 예배를 드린다. 해피 제이콥 신부는 “교회에 오는 가족 수가 엄청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영국 중동부 이스트햄 남인도교회(CSI) 프라딥 조지 사무국장은 “코로나 이전보다 참석 성도가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기독교단체인 영국해외성서선교회 조쉬바 라자 목사도 “많은 인도 기독교인이 영국에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솔즈베리 세인트오스문드성당의 조너선 크리어 신부는 “백인 성도들이 늙어 죽거나 돌아오지 않는다”며 “젊은 영국 가정보다 인도 가정이 종교에 대해 더 긍정적이며 교회에서도 최근 이런 타인종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인구 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인도 기독교인은 2011년 13만6000명에서 2021년 22만6000명으로 10년 새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2021년 잉글랜드와 웨일스 인구 중 46.2%만이 기독교인으로 조사됐다. 가디언은 “인구 조사에 종교 문항이 도입된 이래로 이 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내 인도 기독교인 상당수는 인도에서 기독교 비율이 높은 남부 케랄라주와 타밀나두주 출신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의 기독교 박해도 영국 내 인도 기독교인 성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교회는 초기 정착을 돕는 등 이민자를 환대한다. 이민자들에게 기본적 생필품은 물론 언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민자 교회가 유럽 기독교인 감소 문제에 새로운 대안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2000년부터 2016년 사이 새로 생긴 교회 110곳 중 79%가 아프리카 이민자가 세운 흑인다수교회였다.

신은정 기자, 박윤서 인턴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