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호화 이사회, 백두산도 갔다… 서울경찰청 금융수사대가 직접 수사

입력 2024-01-16 04:05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캐나다에서 ‘호화 해외 이사회’를 열었다는 의혹에 대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직접 수사에 나선다. 경찰은 지난 2019년에도 포스코홀딩스가 백두산 관광 등 외유성 해외 출장을 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중앙지검에서) 고발장을 넘겨받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했다”며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 사건을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직접 맡으면서 엄정한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정우(사진)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과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며 5박7일 일정에 전세기 이용비와 식비 등으로 약 6억8000만원을 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코와 캐나다 현지 자회사인 포스칸이 나눠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경찰은 조만간 최 회장 등 피고발인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호화 출장이 처음이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지난 2019년 8월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하루짜리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일주일간 백두산 일대 등을 관광했다는 의혹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일단 고발 사실 위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필요하면 그 부분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7일 포항의 시민단체가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고발인 측은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로비성 접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