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조경이 웬만한 공원 부럽지 않게 바뀌고 있다. 단지 내 보행로 주변으로 잔디와 나무 몇 그루를 심는 수준을 넘어 생태 연못과 인공 폭포 등을 다채롭게 조성하고 녹지 면적을 극대화해 단지 전체를 더욱 자연에 가깝게 꾸미는 추세다. 특색을 갖춘 정원과 테마형 놀이기구, 야외 카페를 곳곳에 배치하고 주변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조명으로 멋진 야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예술작품을 들여 미술관 같은 분위기를 내는 단지도 늘고 있다. “여기가 공원이야, 아파트야?”라고 질문할 만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말 세계조경가협회(IFLA)로부터 문화 도시 경관 부문 최고상(대상)을 받은 ‘네이처갤러리’는 소나무 서어나무 등 자생종을 활용하고 자연스러운 식재 기법으로 실제 숲의 모습을 재현한 외부 조경 공간이다. 수생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연못을 조성해 폭우가 내렸을 때 빗물 수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러면서 다양한 동식물이 자라고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조경은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 처음으로 구현됐다.
현대건설도 조경에 ‘진심’인 건설사 중 하나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자이 개포’에 적용한 단지 조경은 도심 속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꾸미면서 현대미술관 같은 세련미를 가미한 사례다. 옥상 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40% 넘는 생태면적률을 적용하고 영국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테마형 놀이터 ‘우리 아빠 놀이터’와 미디어 아티스트인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 박제성 교수의 미디어 문주 ‘더 게이트 탄젠트’ 등 유명 작품을 배치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에는 3D프린팅 기술로 구현한 어린이 놀이시설물 ‘토끼 놀이터’를 설치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7월 완공한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에 커다란 소나무와 웅장한 바위, 이끼를 감상할 수 있는 ‘이끼원’을 조성했다. 단지 중앙광장 수경시설에는 석가산(돌을 쌓아 만든 산)과 폭포를 설치하고 검은 화강석으로 마감한 ‘거울 분수’를 배치했다. 쉼과 자연을 소재로 한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설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물과 화강석을 활용한 조경물 ‘아이파크 워터 오브제’를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에 선보였다. 지난해 말 분양한 전북 군산 은파호수공원 인접 단지 ‘군산 레이크시티 아이파크’에는 시그니처 라운지, 카페테리아 가든(복합여가공간), 레이크 워크(수변 산책로) 등으로 구성된 조경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초 준공한 경기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는 ‘돌과 빛의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조경 공간에 특화 조명이 적용됐다. 포스코이앤씨는 동서양 전통 명원 조성기법을 활용한 조경 디자인 ‘더샵 백년명원’을 개발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