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홀로 웃지 못하고 있다. 가입자 수 등 외형 성장은 이뤄냈지만 수익성 낮은 시장을 공략해 내실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4967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835억원) 대비 2.58% 오른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높은 가입자당 평균 매출(APRU)을 보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고객 유치 효과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클라우드 등 신사업 성과가 겹친 결과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수혜로 데이터센터 사업과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3사 중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742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KT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3분기 들어서야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홀로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550억원으로 전년(1조813억원)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 낮은 사업 비중이 높은 탓에 성장세 둔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LG유플러스의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1841만1897개로 KT(1715만5028개)를 누르고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중 수익성이 크지 않은 사물인터넷(IoT) 회선 비중이 높아 실속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5G 보급률도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 지난해 10월 기준 LG유플러스의 5G 점유율은 21.7%로 무선 전체 점유율(27.5%)을 크게 밑돈다.
통신3사는 공통적으로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5G 월간 순증 가입자는 2022년 최소 50만건대에서 많게는 70만건 중반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30만~40만건에 그치고 있다. 5G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통신사들은 AI·클라우드 등 비통신 부문 신사업을 돌파구로 보고 있지만 LG유플러스는 아직 신사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 본업의 성장성 둔화를 신사업으로 타개할지, 아니면 시너지가 크지 않은 신사업에 대한 도전을 줄여 수익성을 회복해야 할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