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가장 교회다운 모습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리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바로 서 있기 위해 갖춰야 할 모습은 무엇일까요. 오늘 읽은 본문을 통해 함께 생각해 봅시다.
오늘 본문 3절엔 하나님의 사자가 에스겔에게 물을 건너게 하는 광경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물이 발목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이는 개인이나 교회나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이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 죽었다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하나님의 은혜에 있듯, 오늘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독교인에게 가장 중요한 경험은 우리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마지막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경험한 그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안에, 교회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뒤엔 그 받은 은혜가 오랫동안 우리들의 삶에, 신앙생활 가운데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안에 머무른다는 것은 늘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사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했지만, 그 받은 은혜를 잘 가꾸고 열매를 맺지 못하고 아주 엉뚱한 길로 가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큰 성장을 이룬 교회들이 그 받은 은혜를 지키지 못하고 사람의 생각과 방법을 좇아가다 끝내 혼란에 빠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경험한 은혜를 우리의 삶과 교회 안에 온전히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약할 때 우리 안에서 함께 슬퍼하시며 도우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인정하는 일입니다. 오늘 본문 5절을 보면 에스겔이 “물이 내가 건너지 못할 강이 된 지라 그 물이 가득하여 헤엄칠 만한 물이요 사람이 능히 건너지 못할 강이더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사람이 능히 건너지 못할 강이 됐다는 건 하나님의 충만한 은혜가 차고 넘쳐서 세상 가운데 널리 흐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은혜가 우리 안에 오래 머무른 뒤엔 그 은혜를 전합시다. 먼저 은혜받은 자들은 하나님의 은혜의 강물이 발목에 차지 않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전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 교회가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널리 흘려보내길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머물며 흐르는 이 과정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마른 뼈에 생기가 일어나 새 살이 붙는 것처럼 죽었던 모든 것들이 살아납니다. 8절은 “이 흘러내리는 물로 그 바다의 물이 되살아나리라”고 합니다. 여기서 흘러내리는 물이란 하나님의 성소에서 나오는 물입니다.
하나님의 성소에서 나오는 물로 말미암아 죽었던 모든 생물과 바닷물과 강 그리고 각종 과실나무가 새 열매를 맺는 이상을 봅니다. 이 얼마나 황홀하고 웅장한 모습입니까.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봅니다. 2024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삶이 고되고 만만치 않아 한숨 쉬는 분이 계십니까. 앞으로의 희망도 미래도 없이 살아계시는 분이 혹시 계십니까. 아직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실 수 있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믿지 못하고 긴가민가한 분이 계십니까. 냄새나는 어두움과 죽음 속에서도 하나님께선 잠자던 모든 만물을 다시 살리십니다. 하나님의 성소에서 나오는 그 은혜의 강물을 맛보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장보철 교수(부산장신대)
◇장보철 교수는 현재 부산장신대 목회상담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부산 소정교회(이근형 목사 시무)에선 영어예배부 설교목사로 협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