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당뇨망막증, 안약 형태 치료제 나온다

입력 2024-01-15 19:00

미숙아나 당뇨 환자의 시력 저하, 실명을 초래하는 망막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해당 기술로 만든 치료제는 안약 형태로 투여가 가능해 환자 거부감이 큰 현재의 안구 주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 생명과학과 강병헌 교수와 경북대병원 안과 박동호 교수팀은 망막 안에서 산소 부족으로 발생하는 미숙아망막병증과 당뇨망막병증의 근본 원인인 ‘미토콘드리아의 성질 변형’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망막질환은 망막 조직의 부족한 산소 공급으로 혈관을 생성하는 인자가 과도하게 만들어지면서 망막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이 원인이다. 한 번 발생하면 증상을 늦출 수 있지만, 원상 복귀는 힘들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망막병증이 초래된 망막세포 조직에서 ‘트랩원(TRAP1)’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변화시켜 비정상적 혈관 생성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대로 트랩원 억제제를 활용하면 망막병증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김소연 UNIST 연구원은 “트랩원 억제제는 사용이 편리한 점안제로 투여가 가능하며 정상세포 독성은 매우 낮아 저용량 투여로도 안전한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치료제 개발을 위한 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