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예고된 이별이었지만 끝이 아닌 푸바오 행복의 확장”

입력 2024-01-15 04:05

“푸바오와의 이야기에 많은 분이 함께하고 계신 걸 알고 있습니다. 이제 곧 클라이맥스와 피날레가 옵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난 11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만난 송영관(45·사진)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행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로 일한 지 20년차인 송 사육사는 본명보다 ‘송바오’나 ‘푸바오 작은 할부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판다들의 생활을 더욱 잘 전달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진학한 송 사육사는 최근 책 ‘전지적 푸바오 시점’을 출판한 작가이기도 하다.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함께해온 송 사육사는 “처음부터 예고된 이별이었기에 계속 생각을 해왔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단단하게 마음을 먹고 일을 하려고 하지만 헤어진다는 것은 마음을 건드는 감정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송 사육사가 우려하는 건 푸바오를 떠나보낼 팬들이다. 그는 “(결말이) 슬픈 영화는 다시 안 보게 되는 것처럼 그간 푸바오와 함께 해온 이야기를 (마지막 작별이) 덮어버릴까 봐 걱정이 된다”며 “팬분들도 분명 슬프고 힘드시겠지만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는 것이 푸바오의 행복이 확장되고 더 넓은 곳에서 이 친구를 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훗날 푸바오를 보러 중국에 갈 의향이 있냐고 묻자 송 사육사는 “적당한 때에 기회가 되면 그러고 싶다”면서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송 사육사는 “기억력이 뛰어난 푸바오는 저희(사육사들) 실루엣이나 목소리를 분명 알아볼 텐데, 중국에 가 있는 푸바오에게 저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감정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 질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제가 가는 게 푸바오에게 좋다면 당연히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참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용인=백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