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교회가 영하 20도의 날씨에 길에서 지내는 이들에게 교회 문을 열고 이들을 환대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덴버프렌즈교회(키스 리저 목사)가 미담의 주인공이다. 교회는 거리에서 추위를 피할 곳을 찾지 못하는 이민자 등 이웃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리저 목사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교회 체육관을 야간 대피소로 개방했다.
그는 “두 달 전쯤 지역에 각국에서 온 이주민이 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들을 섬길 방안을 고민했다”며 “교인들과 세 차례 논의한 끝에 이들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피소로 변한 교회 체육관은 덴버시와 소방서의 점검까지 마친 뒤 개방했다. 최대 30명이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실내에서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교회는 남성과 여성의 잠자리는 물론 가족이 함께 잠을 잘 수 있는 공간까지 별도로 마련했다. 저녁·아침 식사도 제공한다.
하루 운영비용으로는 500달러(약 65만원)가 소요된다. 덴버시가 매트리스를 지원했으며 교인과 주민이 음식 준비와 청소 등의 봉사자로 나섰다.
리저 목사는 “우리는 작은 교회지만 풀뿌리 선교를 통해 지역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며 “우리 교회 소식을 접한 뒤 이웃한 교회와 보호소, 지역사회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섬기며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거나 눈이 3인치(7.62㎝) 이상 내리면 거리의 이웃을 위해 교회 문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리저 목사는 또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요한일서 2장 6절 말씀을 올리며 “예수님 사랑을 나누고 이웃에게 문을 열고 봉사할 수 있는 이 기회에 너무나 감사하다”며 “내 삶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예수님과 가까워졌다”고 썼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