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시동… 보수·진보 결합까진 ‘산 넘어 산’

입력 2024-01-12 04:09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질문을 듣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데 이어 이낙연 전 대표도 11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들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 ‘새로운 선택’ 대표 등이 힘을 합치는 제3지대 신당 창당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보수 세력과 완전히 결합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4월 총선은 다자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김종민 의원은 11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내일(12일) 정도에 창당 계획을 발표하려 한다”며 “궁극적으로 총선에서 3파전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책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1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 탈당 3인방은 우선 이낙연 전 대표와 힘을 합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이낙연 전 대표가 이들 3인방이 추진하는 창당발기인대회부터 함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이 4월 총선에서 연대한다는 큰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응천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기호 3번을 달고 나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신당의 1차 목표는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는) 7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1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해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것도 목표”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이 ‘7석 이상’을 강조한 것은 현재 기호 3번인 정의당의 의석수(6석)보다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사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드리려면 기호 3번으로 뭉쳐야 한다”며 “기호 3번으로 모여야 한다는 건 합당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이 돼야 한다”며 “그러면 교섭단체는 무조건 하고 30~40석도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탈당 3인방은 창당 후 ‘이낙연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 등과의 연대를 통해 ‘제3정치세력’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이원욱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세 의원은 혐오정치를 극복해야겠다는 정당이나 사회단체·시민·일반 개인까지 다 들어와 같이 해보자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 신당’부터 해서 모든 사람이 들어와 빅텐트를 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탈당 3인방과 이낙연 전 대표, 이준석 전 대표 모두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로 ‘한배’를 타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이념적 성향이 달라 기존 지지층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반윤(반윤석열)’과 ‘반명(반이재명)’을 뛰어넘을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념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보수적 색채 일부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어 달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해볼 수 있다”며 “이제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바라보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장 합당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니 여러 형태의 연대는 가능할 것”이라며 “일단 이번 총선 구도인 ‘정권심판론’이 이들을 도와주고 있고, 이들이 제3지대 ‘빅텐트’ 이슈를 계속 던짐으로써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