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우리 앱” 갤럭시 홍보하는 구글… 소프트웨어 두각

입력 2024-01-12 04:04
‘CES 2024’가 열린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프라자의 구글 부스 전경. 오른쪽 사진은 구글 부스에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들이 전시된 모습.

“우리는 구글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 제품도 전시하고 홍보합니다. 어차피 다 구글 애플리케이션이 들어있으니까요.”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구글 부스. 관람객에게 갤럭시 Z플립5로 사진 찍는 법을 알려주던 직원에게 ‘왜 구글 부스에 갤럭시가 있나’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이 직원은 “갤럭시가 많이 팔려야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구글에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CES 2024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CES는 하드웨어 기기 위주였으나, AI 기술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구글은 이번 CES에서 AI 챗봇 ‘바드’, 구글 맵의 ‘몰입형 뷰’ 기능, 구글 포토의 ‘매직 에디터’ 등 소프트웨어 기능을 대거 소개했다. 구글은 CES 개막일에 맞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생태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가전과 구글의 소프트웨어, 콘텐츠 간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와도 협력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구글 부스 앞 전광판에서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행사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월마트 부스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물류쇼핑 기능이 탑재된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자 상품명과 가격 정보 등이 스마트폰 화면에 뜬 장면.

글로벌 유통 업체 월마트도 ‘AI 소프트웨어 전쟁’에 발을 들였다. 이날 월마트는 구글 옆에 부스를 차리고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물류·쇼핑 앱 기능을 소개했다. 부스에 켜켜이 쌓인 박스에 붙은 QR코드를 카메라로 인식하니 곧바로 박스에 담긴 상품명과 가격 정보 등이 나왔다. 효율적인 쇼핑을 위해 앱으로 이용자를 본뜬 가상 모델을 만들고 사고 싶은 옷을 입혀보는 기능도 있었다. 방 안을 촬영한 사진을 챗봇에게 보여주면 “전통적인 스타일이군요”라고 분석하면서 취향에 맞는 다른 스타일을 추천해 인테리어를 위한 쇼핑을 돕는 기능도 있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SDS가 이날 생성형 AI 서비스 ‘패브릭스(FabriX)’와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을 선보였다. 전시 부스에서는 패브릭스를 활용해 사내 데이터와 거대언어모델(LLM)을 연결해 답변을 생성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등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회의 중 나왔던 이야기가 텍스트로 자동 요약되고, 이 내용을 직원들에게 메일로 바로 전파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다음 달부터 삼성SDS의 업무 툴로 이용된다. 삼성 전체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콘텐츠 대표 기업인 넷플릭스도 CES 전시장에 체험 부스를 차렸다. 4D 헤드셋을 착용하고 오는 3월 공개되는 ‘쓰리 바디 프라블럼’과 관련된 콘텐츠를 체험해보는 행사다. 개막일부터 관람객들이 넷플릭스 부스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글·사진= 라스베이거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