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월 10일 총선을 90일 남겨둔 11일, 공천 심사를 총괄하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번 공관위의 특징은 친윤(친윤석열)계와 법조인, 70년대생 주축으로 압축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관위 인선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일축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국민 눈높이와 거리가 있는 인선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현장 비대위 회의를 열고 판사 출신의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관위원장으로 하는 공관위원 10명의 인선을 의결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친윤계 핵심으로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과 당 중앙장애인위원장인 이종성 의원, 판사 출신 장동혁 사무총장 등 3명이 합류했다.
외부 인사로는 정 위원장을 포함해 문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공관위원을 맡았던 유일준 변호사, 윤승주 고려대 의대 교수,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장, 전혜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황형준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 대표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공관위원 10명 중 법조인 출신은 정영환 공관위원장, 장동혁 사무총장, 문혜영·유일준 변호사 4명이다. 전체 평균 연령은 55.6세로, 70년대생이 절반인 5명이다. 여성은 2명 포함됐다.
이번 공관위 인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 임명이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합류 배경에 대해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 중 한 명으로 포함돼 축적된 자료를 잘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또 ‘이 의원이 포함된 것은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지금 당을 이끄는 것은 나”라며 “공천은 공관위원장과 내가 직접 챙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 처음 출근했다. 정 위원장은 ‘윤심 개입’ 우려에 대해 “없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세운 것을 보면 (윤심) 그런 것이 개입 안 했다고 보고 싶다”면서 “나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과 개인적인 그런 것이 없다.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출신 공관위원의 경우 총선에 불출마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법조인 엘리트주의가 깔려 있다는 게 그대로 드러난 인사”라며 “이 의원 합류를 두고는 두고두고 뒷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고동진 삼성전자 고문 영입을 추진한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한 위원장이 직접 고 고문 영입을 부탁했다”면서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고 밝혔다. 고 고문은 삼성 ‘갤럭시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구자창 기자, 부산=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