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100조 펀드 조성”… 미래에도 바이오시밀러 주력

입력 2024-01-12 04:05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100조원대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한다.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시켜 투자사로 역할을 키우고 대규모 펀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셀트리온 그룹 지주사 지분 98.5%를 가지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해 100조원 이상의 헬스케어 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헬스케어 펀드 조성 계획을 수차례 밝힌 바 있지만 구체적 규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의 일부를 상장시켜 약 5조원 재원을 마련한 후 이를 통해 지주사가 ‘투자사’ 역할을 하면 투자자들이 참여해 100조원 이상이 운용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현재 주력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가 미래에도 셀트리온의 주요 사업 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현재 바이오 의약품을 쓰는 인구는 70억명 중 10억명 밖에 없다. 60억명은 가격이 비싸서 약을 못 쓴다”며 “돈이 없어서 죽는 사람이 안 생길 때까지 바이오시밀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JPMHC 메인트랙에서 40여분간 진행된 셀트리온의 발표는 서 회장에 앞서 그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먼저 20분간 사업과 향후 비전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통합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직으로 대표 자리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올랐다. 서 회장은 투자자들과 바이오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서 대표를 직접 소개하며 후계자임을 공고히 했다.

서 대표는 신약 부문에서 올해 미국 출시를 앞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JPMHC에서 화두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프로젝트를 우선해 진행하고 있으며 세부정보는 내년 동물실험 결과가 나오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셀트리온이 가진 방대한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뱅크를 구축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서 대표는 “2022년 기준 2조3000억원 매출과 영업 이익률 29%를 달성했고, 2030년 22개 바이오시밀러에 신약 매출이 더해진다면 현재 매출 대비 최소 5배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가치는 지금이 가장 낮은 시점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