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인류문명 한계 뛰어넘는 Xite 혁신” 성공적 데뷔

입력 2024-01-12 04:09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CES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건설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 제공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000명 가까이 모인 국제 무대에서 좌중을 압도하는 연설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정 부회장은 비(非)가전 회사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는 이른 아침부터 정 부회장의 연설을 들으려는 인파가 몰렸다. CES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사피로 회장의 소개와 함께 정 부회장은 관중을 향해 “좋은 아침입니다, CES(Good Morning, CES)”라고 힘차게 인사하면서 무대에 올랐다. 훤칠한 키에 베이지색 재킷과 검은 목폴라를 입은 ‘젊은 리더’의 모습에 환호가 터져 나왔다.

긴장한 기색 없이 정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을 입힌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에 대해 쉽게 설명하려 힘썼다. 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개념으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는 “인류가 처음으로 집, 농장, 도로를 짓기 시작한 순간부터 사막 한가운데 라스베이거스 같은 대도시를 짓기에 이르기까지, 건설산업은 우리의 일상과 일터를 위한 모든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건설산업 분야는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인다”는 성찰로 운을 뗐다.

이어 정 부회장은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인 자율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과 탈탄소화 등 3대 혁신 목표를 달성해 인프라와 삶, 미래를 건설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에 이어 라비스 로보틱스 마르코 후터 창업자는 자율형 4족 보행 로봇에서 출발한 자율 굴착기의 개발 목적과 건설 장비 로봇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최근 HD현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글 클라우드의 필립 모이어 부사장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협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들으러 국내에서는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롯데지주 신유열 전무가, 해외에서는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등이 참석했다.

라스베이거스=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