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의 세계를 넓혀주는 책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찬송가 해설서는 작사자와 작곡가 소개, 작시 배경, 우리말 가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시 내용에 대한 분석과 단어의 뉘앙스, 시에 담긴 성경적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슬이 아직 장미꽃 위에 맺혀 있을 때 나 홀로 그 정원으로 온다. 내 귀에 떨어지는 음성을 들으니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들려주시네.” 저자는 찬송가 422장 ‘저 장미꽃 위에 이슬’을 원곡 의미에 맞게 다시 시로 풀어냈다. 그리고 ‘암실에서 만난 예수 그리스도’라는 부제를 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책은 한국 찬송가(21세기 새찬송가)에서 한국인이 가장 애창하는 찬송 시 20편에 대한 해석을 담았다. 저자는 찬송가에 실린 수백 편의 시를 오직 ‘노래 가사’로만 취급하는 것과 가사에 담긴 시적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진단한다.
번안곡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돋보이는데 저자는 ‘번역 시를 읽는 것은 베일을 쓴 여인에게 키스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번역 시가 아무리 훌륭해도 원시가 지닌 아름다움과 뉘앙스는 완벽하게 전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