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중인 아파트 16개 층이 한꺼번에 무너져 6명의 근로자가 숨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가 2주기를 맞는다. 우여곡절 끝에 전체 아파트 8개 동의 전면 재시공을 전제로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은 답보상태다.
화정아이파크 희생자가족협의회는 11일 오후 3시 사고현장 진입로 인근 주차장에서 붕괴참사 2주기 추모식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담당 지자체인 광주 서구 역시 이번 주를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청사 1층에서 어린이 안전 염원 포스터 전시회와 추모의 글을 적어 걸어놓는 희망 메시지존을 운영하고 있다.
참사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유족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후진국형 참사’로 가족을 잃은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사 당시 매형을 잃은 유가족 대표 안모씨는 “사그라지는 국민적 관심이 안타깝지만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며 “2주기 추모식을 앞두고 희생자들을 기억해달라는 현수막을 걸어놨지만 아픔과 공허함은 달랠 수 없다”고 말했다.
붕괴 참사가 발생한 이후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지속적 주의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지만 첫 단계인 참사 책임자들에 처벌은 솜방망이에 머물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수사결과를 토대로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공사관계자 21명(중복송치 1명 제외·6명 구속)을 검찰로 넘겼으나 재판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11월 불법 재하도급 업체 대표 2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뿐 나머지 관계자에 대한 처벌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