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4인 “시간 하루 남았다” 탈당 통첩… 이재명 오늘 퇴원

입력 2024-01-10 04:06
더불어민주당 혁신계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조응천·윤영찬·이원욱 의원(왼쪽부터).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은 9일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10일 집단탈당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탈당을 결행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혁기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상태가 많이 호전돼 병원 결정으로 내일(10일) 퇴원한다”며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실장은 ‘원칙과 상식’ 탈당과 관련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이 대표는 퇴원하면서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오늘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 저희의 요구에 답변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저희는 10일 (기자회견 장소인 국회) 소통관에 설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 4인방은 전날 모여 자신들의 거취 관련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과 관련해 “어떻게든 빅텐트가 만들어져야지 국민들에게 마음 편하게 기표할 수 있도록 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만약 지금 살아계신다면 당신의 정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정치인으로 조 의원을 꼽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11일 탈당 선언을 예고한 이 전 대표는 친정인 민주당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8일 밤 UBC 울산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 167명 중에서 68명이면 44% 정도인데, 44%가 전과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어떻게 보면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의 많은 희생의 대가로 여기까지 온 분 아니겠냐”며 “꽃길만 걸어오신 분”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과자 발언’을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경우도 꽤 많이 포함된다”며 “그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큰 실책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친명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현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에서 송년회에 참석, 지역정치인 A씨의 여성 비서 B씨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선 정성호 의원이 텔레그램을 통해 현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놓고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정 의원이 “당직 자격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하자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라고 물었고, 이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